드디어 도하 공항에 내려 회사 직원으로부터 두툼한 서류 봉투를 건네받았습니다. 그 안에는 앞으로의 제 삶을 결정지을 중요한 정보들이 가득했는데요. 외항사 승무원을 꿈꾸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**채용 제안 레터(Offer of Employment)'**와 **'숙소 규정'**의 실체를 공개합니다!
💰 1. 베일에 싸인 월급과 복지 (Offer Letter)
가장 먼저 확인한 건 역시 급여 조건이었어요. 2013년 당시 기준으로 카타르 항공의 조건은 이랬습니다.
- 기본급(Basic Salary): 3,600 리얄 (약 110~120만 원 선)
- 비행 수당(Hourly Flying Pay): 시간당 45 리얄 (약 1만 5천 원 선)
- Tip: 훈련생 기간에는 비행 수당이 붙지 않아 기본급과 체류비로 생활해야 해요!
- 웰컴 보너스(Welcome Bonus): 도착하자마자 현금으로 **2,000 리얄(약 60만 원)**을 줍니다. 초기 정착 비용으로 아주 유용했죠. (단, 1년 내 퇴사 시 절반을 반납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요)
- ERP(환율 보호): 본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기본급의 30%를 보호해 주는 세심한 조항도 있었네요.
🏠 2. 나의 첫 보금자리, Al Mansoura 63
제가 배정받은 곳은 '알 만수라(Al Mansoura) 63' 빌딩의 31A호였습니다.
- 룸메이트: 필리핀에서 온 '아이람(Airam)'이라는 친구였어요. 국적이 다른 크루와 함께 사는 건 외항사만의 매력이자 도전이죠.
- 풀 옵션의 정석: 몸만 가도 될 정도로 모든 게 갖춰져 있었습니다. 서류에 적힌 'Household Items' 리스트를 보세요. 다리미, 토스터기, 냄비는 물론이고 포크 하나까지 개수가 정확히 적혀있어 일요일까지 이상 유무를 보고해야 했습니다. 꼼꼼함의 끝판왕이죠?
🚫 3. 예비 크루들이 꼭 알아야 할 '엄격한 규칙'
카타르 항공은 복지가 좋은 만큼 규율이 정말 엄격했습니다. 숙소 안내문에 적힌 빨간 줄(언더라인)들이 보이시나요?
- 공포의 통금(Curfew): 훈련 기간(Ab-initio) 중에는 매일 밤 10시까지 반드시 숙소에 있어야 합니다. 금요일(중동의 휴일)도 예외 없어요!
- 이성 방문 금지: 트레이닝 기간동안 숙소에 이성을 초대하는 것은 시간 불문 절대 금지였습니다. (트레이닝 졸업 후 승무원이 된다면 가능하지만, 카타르 ID카드가 있어야 숙소에 들어갈 수 있어요. 즉, 카타르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ID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만, 한국에서 온 이성친구는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.
- 외박 금지: 오프인 날에도 회사 숙소 외에서 자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죠.
💡 예비 승무원을 위한 Tip
외항사, 특히 중동 항공사는 단순히 비행만 하는 게 아니라 **'회사의 규율 안에서 사는 법'**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. 특히 중동항공사 중에서도 카타르는 좀 더 규율이 까다로운 편이에요. 이걸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거나 짤려서 돌아가는 친구들이 정말 많았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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